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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1-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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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호인 아내 안정화씨가쓴글...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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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유니
 조회 : 6,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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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 신랑은 테니스를 치고 한잔을 쭈-욱 들이키고
오는갑다...
방금 저나가 왔다..
월례회 마치고 간단하게 한잔 하고 들어온다며....
....사회 전반에 걸친 경제의 불경기가 테니스인에게도
찾아온 모양이다....
올해는 주로 1차에서 술자리를 끝내는걸 보면....
간혹 2차 3차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새벽 3시 30분을
넘길때도 있지만...
올해 평균적으로 통계를 내 보면 주로 새벽 한두시안에는 꼭
들어왔으니까 사회 분위기를 타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인것 같다..
.........................
샤라포바가 한국땅을 뒤흔든 추석연휴와 몇일동안 울 신랑 역시도
열씸이 테니스 코트를 뛰어 다녔다...
어제 티브이로 결승전을 보면서 울 신랑 그녀의 미모에
또 그녀의 몸매에..... 그녀의 어린 나이에 .......
또한 그녀의 승부욕과 그녀가 부르짖는 괴성에...........
그녀의 파워에 한껏 매료되었었다....
간식으로 만두를 구워 주었는데도 집중이 안된다며
먹지 않고 티브이에 비친 그녀만 열씸이 봤다....
나도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멋지게 공을 치는
그날이 머지 않다다며....
.....................................
울 신랑 요즘은 월, 수, 금, 토...이렇게 공을 친다...
추석연휴라고 공치는걸 포기 할 사람이 절대 아니다...
저녁에 공 치러 가기 위해서 제사 지낸 설겆이 혼자 다 하고
마누라 전신 맛사지까지 해주고 집안 청소까지 하고
아이랑 공원에 산책까지 가고......
그렇게 처절하게(?) 노릇을 하고 추석연휴 내내 공치러 다녔다....
.......................
울 아들 이제 19개월 막 접어들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내가 임신 9개월 된 몸으로 울 신랑 연습공을
던져준것을 뱃속에 있을때 많이 봐서 그런지 울 아들 엄청
테니스 라켓을 좋아한다....
울 아들이 걷기 시작하면서 부터 친정에 놀러가면 친정아버지가
테니스장을 자주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테니스라켓만 보면
울음을 그칠 정도이다...
울 아들이 테니스를 너무 좋아해서 몇달전에 볼키에서 나온
라켓볼처럼 생긴 라켓을 중고로 사주었는데 억수로 좋아한다...
그 라켓으로 골프를 치다가 공을 라켓에 올려 들고 다니고
암튼 라켓만 주면 정말이지 자--알 논다....
허-----억...
걱정이다...........
울 아들도 혹시?????
테니스에 중독?????
그러면 아빠 닮아서 울 아들도 테니스 미친개이(?)
더 황당한 것은 울 신랑 너무 좋아한다..
아들이 라켓을 왼손으로 들고 다녀서...(우린 둘다 오른손잡인데)
사우스포라며.....
테니스에서 사우스포는 50점 따고 들어가는거라며....
얼마나 흐뭇해하는지....
그래서 난 절대로 테니스 안 시킨다고 못 박았는데
울 신랑 왈.....
그래 난도 테니스 선수는 안 시킬란다....하지만 어릴때 부터 가르쳐서
동호인대회에서 이름을 떨치게 만들꺼라나.....
참으로 기가 막힌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우리 아들 초록색 천막만 보면 그쪽으로 뛰어간다
사람들이 테니스 치고 있으면 지도 왼팔로 테니스 치는 흉내를 내보이며
자꾸만 안으로 들어가자고 내손을 잡아 당긴다....
울 신랑도 어디를 가나 초록색 천막만 보면 내 손을 잡아 당긴다.....
그 아빠에 그 아들이다.....
.................
이틀전의 일이다.....
우리는 아침을 늦게 먹는다....11시쯤에..
울 신랑이 늦게 나가기 땜에...그건 참 조타..
밥을 먹고 있는데 울 신랑 저나가 울린다...
누군가가 시합을 같이 나가자고 하는 모양이다...
그때부터 표정이 달라지면서 목소리에 힘부터 들어간다...
얼마나 얼굴빛이 환해지는지....생기발랄이다...
당일날도 접수가 되는 모양이다...
밥을 먹으면서 나의 음식이 맛있다면서 생쑈를 한다...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고...
우승했는 표정보다도 더 신이 나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아부를 하면서 시합을 나갔다...
우승할꺼 같은 예감이 든다는 말과 함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현관문을 나갔다.....
..................
울 신랑 한게임 끝날때 마다 나에게 보고를 하는 편이다...
예선통과...16강까지는 보고를 받았다...
여보 화이팅!!! 잘해라.....알았재?
1등 상금이 백만원이란다......
물론 파트너랑 반반씩 가르겠지만 그래도 만만찮은 돈이 아니잖아..
난 열씸이 울 신랑에게 기를 불어넣었고 잘하라고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평소하는데로 잘해보라며 응원을 했다...
그런데..............열한시가 다 되어가는데 저나가 안온다...
10시에 저나가 와서 16강에 올라갔다는 보고를 끝으로
저나를 받질 못했다....
너무도 궁굼해서 내가 저나를 걸었다...
어떻게 됐는데????
졌다....지금 올라가는 길이다...
스매싱 연습을 좀 해야겠다며 저나를 끊어버린다...
나의 부푼 꿈은 날아갔다...
공돈 타오면 요즘 유행하는 EXR 옷 한벌 사입을려고 했는데...
........................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울 신랑 쇼파에 자고 있었다...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빨갛게 익었고.....
싱크대에는 맥주 두병과 소세지 몇개.....
또 열이 받았는지 늦은 시간에 혼자 맥주 두병을 마시다니....
울 신랑 집에서는 술 잘 안마신다...특히 혼자는.....
곤히 자고 있는 울 신랑을 이른 시간에 아들녀석이 깨운다...
피곤할껀데 아들땜에 잠도 제대로 못잔다...
정말이지 불쌍하다....
시합지고 잠도 못자고 열받고........
이번엔 내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깜빡 잠이 들어서....
신랑의 구구절절한 시합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데
그 놈의 잠땜에....혼자 맥주 마신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누군들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마는....
그래도 그 대회는 참가상을 주는 모양이였다...
안동 간고등어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그거라도 받아오니 난 참 좋다.....
참가비 냈는 보람도 있고 공 친 보람도 있지 않은가?
물론 마누라가 제일 기뻐하는 모습이 보람차지 않은가?
...............
난 동호인 대회가 이렇게 많은줄 처음 알았다...
선수들 보다 시합이 더 많다....
그리고 선수 보다도 더 공을 많이 친다는 사실도....
(물론 시간적으론 선수들이 더 우세하지만 )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쉬지 않고 치고 주말이면
가방메고 시합을 다니니까.....
............
내가 투덜투덜 할때 마다 울 신랑은 이렇게 얘기한다...
내가 공치는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른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매일매일 친다면서....
난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래 5년 뒤에 열씸히 쳐라...지금은 마누라랑 좀 놀고...
5년 뒤에는 아무 잔소리 안한다
당신하고 싶은데로 하라면서.......시원하게 풀어줄께...
그러면 울 신랑은 이렇게 받아친다...
다 늙어가지고 힘도 없어지는데........
5년뒤에는 안 친다.......
............
그렇다....
울 신랑 테니스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나에게 그렇게 욕을 많이 얻어 먹으면서도
테니스가 좋은 모양이다...
오늘부터는 스매싱연습을 열심히 해야 겠다며 그는
아들에게 뽀뽀를 하며 중얼댄다.....
고수가 되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울 신랑은 경쟁심에 불타 오른다.....
목표를 갖고 산다는건 참 좋은 일이죠?
울 신랑을 보면서 나의 목표는 뭔가? 내 꿈은 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한 남편의 아내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말고 진정 나자신을 위한 꿈....
도전하는 정신.....결혼을 이루면서 그 꿈을 잊어 버리고 산것 같다...
~~~~~~~~~~~~~~~~~~~~~~~~~~~~~~~~~~~~~~~~~~ ^*^
우리 중구이사 배태진씨글이 테니스코리아계시판에 1,2,3탄 까지
올려져있고 안정화씨쓴글이 넘재미있고 인기가있따고
테니스코리아 12월호 월간지에도 글이실려있습니다..
너무나도 마음에 와닿고 안정화씨가
신랑을 너무나도 잘이해해주고
사랑하는마음이 담겨져있길래..
퍼왔습니다
배태진씨 안정화씨 두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안정화씨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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